知製敎 臣 李德重 製進
歲丁卯正月辛卯朔二十五日乙卯朝鮮國王 謹遺臣長湍府使沈鳳徵敢昭告于 新羅敬順王之陵維羅立國金櫃綿籙王丁末運大命將革生靈塗炭封壃日蹙量時度勢南面無樂香車寶馬挈歸圖籍弊屣千乘爲麗三恪興廢有時人不容力惟以安民王心怛惻維德攸施厥報靡忒不億其麗慶膺沙麓有廟東泉享祀無斁大東千載王靈赫赫臨湍一坏王禮是式間經兵燹人莫能識理有顯晦今而乃得可徵可信幽誌顯刻爰命守土載新封築有感予衷伻官奠爵謹以牲醴庶品式陳明薦尙
饗
치제문
정묘년(丁卯年) 정월 25일(二十五日) 을묘(乙卯:초하루는 신묘(辛卯))에 조선국왕(朝鮮國王)은 삼가 신(臣) 장단부사(長湍府使) 심봉징(沈鳳徵)을 보내어 감히 신라 경순왕의 능에 밝게 아룁니다. 신라가 건국되고 금빛 함의 보배로운 상서가 있었습니다. 왕께서는 쇠망의 국운을 당하셨으니 대명(大命)이 바뀌려는 때라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국경이 날마다 좁아졌습니다.
시대를 생각하고 힘을 헤아려 보매 남면(南面)하여 임금 노릇 하는 것도 즐겁지 않아 향거(香車)와 보마(寶馬)를 타고 귀부하여 지도(地圖)와 호적을 바쳤습니다. 왕위를 헌신짝 버리듯 하고 고려의 정승이 되었습니다.
흥망은 시운(時運)이 작용하여 인력(人力)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서 오직 백성을 편안케 할 생각으로 왕의 마음은 애달팠습니다.
덕을 베풀었기에 그 보응은 의심할 바 없어 자손이 억만 명이 되고 따님은 경종(景宗)의 왕후가 되는 경사를 받았습니다. 동천(東川)에 사당이 있어 제사를 받아 싫음이 없으니 동국(東國)의 천년 동안 왕의 영(靈)은 빛나고 성하며 아름다웠습니다.
장단의 능은 왕의 예로서 이루어진 것인데 수차 병화(兵火)를 겪은 뒤로 사람들은 어딘지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만사는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하는 법인데 지금에야 찾아냈습니다. 뚜렷이 새겨진 지석(誌石)을 믿을 수 있고 증거로 할 수 있기에 수호하라는 명령을 내리어 새로이 봉축(封築)하였습니다. 내 마음 속에 감회가 일어 제관(祭官)을 보내 술잔을 올리고 희생을 바치며 온갖 물품을 모두 갖추어 놓았습니다. 깨끗하게
제사를 지내오니 흠향하소서.
지제교 신 이덕중 지어 올림
知製敎 臣 李德重 製進
歲丁卯正月辛卯朔二十五日乙卯朝鮮國王 謹遺臣長湍府使沈鳳徵敢昭告于 新羅敬順王之陵維羅立國金櫃綿籙王丁末運大命將革生靈塗炭封壃日蹙量時度勢南面無樂香車寶馬挈歸圖籍弊屣千乘爲麗三恪興廢有時人不容力惟以安民王心怛惻維德攸施厥報靡忒不億其麗慶膺沙麓有廟東泉享祀無斁大東千載王靈赫赫臨湍一坏王禮是式間經兵燹人莫能識理有顯晦今而乃得可徵可信幽誌顯刻爰命守土載新封築有感予衷伻官奠爵謹以牲醴庶品式陳明薦尙
饗
치제문
정묘년(丁卯年) 정월 25일(二十五日) 을묘(乙卯:초하루는 신묘(辛卯))에 조선국왕(朝鮮國王)은 삼가 신(臣) 장단부사(長湍府使) 심봉징(沈鳳徵)을 보내어 감히 신라 경순왕의 능에 밝게 아룁니다. 신라가 건국되고 금빛 함의 보배로운 상서가 있었습니다. 왕께서는 쇠망의 국운을 당하셨으니 대명(大命)이 바뀌려는 때라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국경이 날마다 좁아졌습니다.
시대를 생각하고 힘을 헤아려 보매 남면(南面)하여 임금 노릇 하는 것도 즐겁지 않아 향거(香車)와 보마(寶馬)를 타고 귀부하여 지도(地圖)와 호적을 바쳤습니다. 왕위를 헌신짝 버리듯 하고 고려의 정승이 되었습니다.
흥망은 시운(時運)이 작용하여 인력(人力)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서 오직 백성을 편안케 할 생각으로 왕의 마음은 애달팠습니다.
덕을 베풀었기에 그 보응은 의심할 바 없어 자손이 억만 명이 되고 따님은 경종(景宗)의 왕후가 되는 경사를 받았습니다. 동천(東川)에 사당이 있어 제사를 받아 싫음이 없으니 동국(東國)의 천년 동안 왕의 영(靈)은 빛나고 성하며 아름다웠습니다.
장단의 능은 왕의 예로서 이루어진 것인데 수차 병화(兵火)를 겪은 뒤로 사람들은 어딘지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만사는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하는 법인데 지금에야 찾아냈습니다. 뚜렷이 새겨진 지석(誌石)을 믿을 수 있고 증거로 할 수 있기에 수호하라는 명령을 내리어 새로이 봉축(封築)하였습니다. 내 마음 속에 감회가 일어 제관(祭官)을 보내 술잔을 올리고 희생을 바치며 온갖 물품을 모두 갖추어 놓았습니다. 깨끗하게
제사를 지내오니 흠향하소서.
지제교 신 이덕중 지어 올림